
커핑과 테이스팅, 숙련된 테이스터는 어떻게 감각을 훈련할까?
같은 커피를 마시는데, 왜 어떤 사람은 향을 ‘분해’해서 말하고 나는 그냥 “맛있다”에서 끝날까요?
커피 오래 마시면 자연스럽게 감각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주변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구요. 1~2년 마신 사람보다, 체계적으로 훈련한 사람이 훨씬 정확하게 맛을 짚어내는 경우를 자주 봤어요. 저도 궁금해졌죠. 숙련된 테이스터들은 대체 뭘 다르게 할까? 매일 특별한 커피만 마시나? 혀가 남다른 걸까? 알고 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어요. 감각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훈련 방식의 차이에서 만들어진다는 거였죠. 오늘은 커핑과 테이스팅을 기준으로, 숙련된 테이스터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감각 훈련 방법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어렵게 말 안 할게요. 꾸준히 하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방식들입니다.
목차
숙련된 테이스터는 뭐가 다를까?
숙련된 테이스터들이 특별한 혀를 가졌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가장 큰 차이는 ‘느끼는 방식’보다 ‘정리하는 방식’에 있어요. 같은 커피를 마셔도 초보자는 전체 인상만 받아들이는 반면, 숙련자는 향, 산미, 단맛, 바디, 후미를 순서대로 분리해서 인식합니다. 이건 감각이 예민해서라기보다, 머릿속에 기준선이 잡혀 있기 때문이에요.
또 하나의 차이는 비교 경험의 밀도예요. 숙련된 테이스터는 항상 ‘단독 평가’를 거의 하지 않아요. 최소 두 잔 이상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이게 더 밝다 / 이건 더 둔하다”처럼 상대적인 차이를 몸에 쌓아갑니다. 이 누적이 감각 정확도를 만듭니다.
매일 하는 기본 감각 훈련 루틴
의외로 숙련자들의 일상 훈련은 굉장히 단순해요. 특별한 커피를 매일 마시는 게 아니라, 같은 커피를 의도적으로 반복합니다. 그래야 미세한 차이가 느껴지거든요. 하루에 한 잔만 마셔도 괜찮아요. 대신 ‘집중해서’ 마시는 게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원두를 아침과 저녁에 마셔보고, 온도 변화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합니다. 또는 어제 마신 커피와 오늘 마신 커피를 비교하면서 “이상하게 오늘이 더 부드럽네?” 같은 차이를 기록하죠. 이런 사소한 비교가 감각 근육을 키워줍니다.
| 훈련 요소 | 숙련자 방식 | 초보자 흔한 방식 |
|---|---|---|
| 마시는 빈도 | 적지만 집중 | 많지만 무의식적 |
| 기록 방식 | 상대 비교 중심 | 단편적 감상 |
| 기준 설정 | 고정된 기준점 | 그날그날 느낌 |
커핑을 통한 감각 캘리브레이션
숙련된 테이스터들이 커핑을 꾸준히 하는 이유는 명확해요. 커핑은 감각의 기준을 ‘리셋’해 주는 도구거든요. 레시피나 도구 변수가 거의 없어서, 원두 자체의 차이만 남습니다. 이 상태에서 느끼는 감각이 기준점이 돼요.
보통은 혼자 하기보다는 여러 명이 같이 커핑하면서 캘리브레이션을 맞춥니다. “이게 시트러스야?” “난 오히려 사과 같아” 같은 대화가 굉장히 중요해요. 이렇게 언어를 맞추는 과정이 감각을 더 정확하게 만들어줍니다.
테이스팅에서 집중하는 포인트
숙련된 테이스터들은 테이스팅을 “감상”으로 끝내지 않아요. 한 번 마실 때도 순서를 정해두고, 구간별로 체크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이에요. 1) 향을 맡고 첫인상(밝음/어두움)을 잡고, 2) 첫 모금에서 산미의 성격(날카로움/둥글음)을 보고, 3) 중간 구간에서 단맛의 위치(앞/중간/뒤)를 확인하고, 4) 마지막에 후미가 어디로 가는지(깔끔/텁텁/길게 남음)를 정리하죠. 이렇게 쪼개서 보면, 같은 커피라도 내가 놓치던 디테일이 갑자기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온도별로 다시 맛보기. 뜨거울 때는 향이 강해서 “와, 좋다”로 끝나기 쉬운데, 숙련자들은 미지근~식은 구간을 더 신뢰합니다. 왜냐면 그때 단맛, 쓴맛, 떫은맛 같은 구조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테이스팅 노트도 보통 “Hot / Warm / Cool” 같은 식으로 나눠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련자들은 “무슨 과일 맛”을 바로 맞히려 하지 않고, 먼저 질감(바디)과 구조(산미·단맛의 위치)부터 잡는 편이에요. 이미지보다 구조가 재현성이 높거든요.
감각 훈련 단계별 연습 정리 표
감각 훈련이 막막한 이유는 “뭘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가 안 보이기 때문이거든요. 아래 표는 숙련자들이 실제로 많이 쓰는 흐름을 초보자 기준으로 풀어쓴 거예요. 단계는 꼭 순서대로 안 가도 되는데, 대체로 이런 루트로 갑니다.
| 단계 | 훈련 방식 | 체크 포인트 |
|---|---|---|
| 1단계 | 2종 비교(항상 나란히) | 밝음/어두움, 가벼움/무거움 |
| 2단계 | 온도별 3구간 테이스팅 | 단맛 위치, 산미 성격 변화 |
| 3단계 | 주 1회 커핑 캘리브레이션 | 향·후미 표현 통일 |
| 4단계 | 블라인드(라벨 가리고) 비교 | 편견 제거, 재현성 확인 |
감각 훈련이 잘 안 늘 때 흔한 이유
감각 훈련이 정체되는 사람들 특징이 꽤 비슷해요. 첫째, 매번 다른 원두를 마셔요. 물론 재밌긴 한데, 기준점이 안 생겨서 감각이 “쌓이질” 않습니다. 둘째, 기록을 안 남겨요. 기억은… 진짜로 믿을 게 못 됩니다. 셋째, 남들이 말한 플레이버 노트에 끌려가요. 그러면 내 감각보다 남의 정답지를 쫓게 되거든요.
- “정답 맞히기”에 집착 → 구조부터 잡고, 단어는 나중에 붙이면 돼요.
- 비교 없이 단독 테이스팅만 함 → 최소 2종을 붙여놓고 마시는 게 성장 속도가 달라요.
- 컨디션 관리 무시(피로, 향수, 매운 음식) → 감각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립니다.
감각 훈련한다고 하루에 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면 오히려 혀가 둔해져요. “적게, 자주, 비교” 이 3개가 제일 안전합니다.
숙련된 테이스터 감각 훈련 FAQ
거의 영향 없습니다. 숙련된 테이스터 대부분도 처음엔 “다 비슷하다”에서 시작했어요. 감각은 선천성보다 반복과 비교 경험으로 만들어집니다.
길게 할 필요 없어요. 하루 한 잔, 10~15분 정도 집중해서 마시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오래 하면 혀가 피로해져서 역효과가 나요.
기준점을 만들고 싶다면 커핑이 먼저예요. 감각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뒤에는 테이스팅 비중을 늘리면 훨씬 실전 감각이 빨리 붙습니다.
꼭 화려할 필요는 없어요. “밝다/둔하다”, “앞에서 달다/뒤에서 남는다” 같은 구조적인 표현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기록입니다.
아주 정상적인 과정이에요. 이 시기엔 새로운 원두보다 같은 커피를 더 자주 비교하는 쪽이 돌파구가 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요. 중요한 건 비교, 기록, 반복 이 세 가지를 꾸준히 가져가는 겁니다.
감각은 ‘재능’이 아니라 ‘습관’에서 만들어집니다
숙련된 테이스터들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결국 하나로 모여요. 특별한 혀를 가진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같은 커피를 다르게 마셔왔기 때문이라는 거죠. 비교하고, 기록하고, 다시 확인하는 이 과정이 쌓이면서 감각이 ‘정확해지는’ 겁니다.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느냐보다, 한 잔을 어떻게 마시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도요.
처음엔 단어가 잘 안 떠오르고, 남들 표현이 더 그럴듯해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단계는 누구나 거칩니다. 중요한 건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차리는 능력을 키우는 거예요. 이 감각이 생기면 커피가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커핑이든 테이스팅이든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혹시 요즘 커피를 마시면서 “예전이랑 좀 다르게 느껴진다”는 순간이 있었다면, 그게 바로 감각이 자라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여러분만의 감각 훈련 루틴이나, 최근에 인상 깊었던 커핑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서로의 기준을 공유하는 것도 아주 좋은 훈련이 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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